집사람이 엄나무를 사러 양재동 화훼시장으로 가자고 한다.
내일이 결혼기념일이라 겸사겸사
아시다시피 엄나무는 하두 엄하게 생겨서 가시도 돋고 쭈삣하게 서 있다.
양재동 시장에 가니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엄나무 한그루에 5,000원 다섯 그루를 사서 차에 실었다
다섯 그루를 사서 집으로 오면서
하필 엄나무를 사는 까닭은 무엇일까?
약재로 쓰이며 잎사귀로 맛있는 나물도 만들어 먹고 + α
사전을 찾아보니...
농촌에서는 잡귀의 침입을 막아낸다고 가지를 대문 위에 꽂아둔다 하는 데, 우리는?
또 누구는 날카롭고 거칠게 생긴 모습 때문에 귀신의 침입을 막아 주기 때문에 대문이나 방문에 꽂아두는 풍습이 있다 하는 데 우리는?
뒷문에 뒷뜰
오른쪽 벽돌을 쌓아 놓은 곳에 담이 있고 길에 붙어있어
사람들이 빈번히 지나다닌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 점심먹고 서양 숭늉을 큰 컵에 들고 다니며 마시는데
어떤 친절한 사람은 다 마신 후 비싼 숭늉컵을 우리 집에 선물한다.
관두시면 고맙기나 한데.....
그래서 가시나무 엄나무에 기대한다
저녁에
어두컴컴하면
연인인지 친구들 끼리인지 모르지만 공원처럼 자연스레 들어와서 한잔 두잔....
꼭 흔적을 남기고 간다. 컵, 병, 안주 등
그래서 엄한 엄나무에 기대한다
우리 마을 주민들이 조용히 살 수 있도록 지킴이로 엄나무를 기르려 한다.
뒷문 뒷뜰에 심은 엄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병도
슬픈 소식도
불청객도 없는 마을로 만들어 주시길!!!!!!!!!!!!!!!!!!!!!
속담을 보면,
아쉬워 엄나무 방석이다
아쉬운 대로 엄나무 방석에 앉는다는 뜻으로 마음에 흡족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됨을 이르는 말
아쉬워 잡아 엄나무
몹시 아쉬울 때는 가시 돋은 엄나무라도 잡는다
다급하면 엄나무도 잡는다
평소에는 귀신을 부정하던 사람도 위급하면 귀신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는 뜻으로 다급하게 되면 일을 가리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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