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사랑하며

걸상, 의자

곰돌이 baby bear 2014. 3. 17. 22:49

오랜만에 산을 오르다.

 

산 꼭대기에서 가져온 고구마를 먹고 쉴 자리가 필요하다.

 

땅바닥에 앉을까?

나무 그루터기에 앉을까?

나무등걸에 걸터앉을까?

 

의자(椅子)일까 걸상(-床)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의자(椅子) - 궁둥이를 대고 걸터앉을 수 있게 만든 기구

걸상( - 床) - 사람이 걸터앉을 수 있도록 만든 가구

 

나는 나무 등에 걸터앉았으니, 걸상이라 해야겠네.

 

걸상을 생각하며 의자를 떠올리니 생각나는 시(詩)가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시 '의자'

지은이는 조병화 시인으로 시를 많이 지은(多作) 시인으로도 유명하다고 기억한다 

   (조병화문학관은 안성에 있는데, 45번 국도 이동저수지 부근에 있다)

 

 

의자                                                      조병화 / 趙炳華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어름어름 찔끔찔끔 생각나는데....

 

가지고온 고구마를 다 먹었으면...

 

나도 또 다른 사람을 위하여 자리를 비워주자

 

그 사람도 새로운 사람에게 자리를 비워주고

비워주고 비워주고...

마지막 저녁에는 다람쥐에게 돌려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