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면,
그때부턴 내 맘대로 되는 것이 가는 곳 결정하는 것 빼고 거의 없다.
2010년 들어 서울 인심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서울시내를 돌아보려 집을 나섰다.
어제 술 한잔하고 아침에 목말라 물을 좀 들이켰더니 화장실 생각이 나,
그럴싸한 건물에 들어가니 수위아저씨한테 검문당했다.
"누굴 찾아오셨나요?"
"수고하십니다. 잠깜 화장실 좀 가려고 왔습니다."
"허리 둘레가 얼마요?"
"아니 개인적인 문제를? 급하니 할 수 없죠. 32인치입니다."
금싸라기 땅 얇은 허리 화장실
"미안하지안 안되겠쑤. 30인치 이하만 쓸 수 있습니다."
"아니 왜 그렇죠? 다 같은 사람인데.."
"서울 사시우? 이 땅이 얼마나 비싼 땅인데. 금값 이상이요. 그래서 화장실 칸이 작습니다."
"....."
"급한 것 같으니 빨리 다른 곳에 가보시요"
"그러면 좁은 사람만 쓸 수 있고, 나 같이 넓은 사람은 쓸 수 없다는 것입니까?"
"그렇소! 건물주의 방침이요"
"서울 인심이 듣던 대로 많이 좋아졌으나 내 몸매 때문에 안되는구나
할 수 없지 다른 곳에 가볼 수 밖에...!"
"뭘 도와드릴까요? 손님"
"수고하십니다. 건물도 깨끗하고 훌륭합니다. 화장실 좀.."
"눈은 어디다 두고 다니시오? 보면 모르껬쏘?"
"무슨 뜻 인지..."
회사 화장실
"우리 회사는 모자가 신체의 일부라고 믿기 때문에 모자를 생산하여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자 쓴 사람만 이 건물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당신이 건물 주인이요? 주인 맘대로 지.."
"그럼 아저씨는 잠 잘 때도 모자를 씁니까?"
"당연하죠! 신체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럼 당신은 잘 때 왼팔을 응접실에 보관합니까?..
이집은 안되니 빨리 저집에 가서 부탁해 보쇼"
"모자가 없어 이런 수모를..."
"어서 오세요. 손님"
"예 좀 급해서...."
"문제 하나 낼께요. 남자가 위에요. 아니면 여자가 위에 있나요?"
"남자나 여자나 똑 같지요. 누가 위에 있습니까?
평등한데.. 모든 사람은 땅바닥에 발바닥을 대고 다니지 않나요?"
불평등 화장실
"남자가 위인 것도 모릅느까? 손님! 그리고 그렇게 불성실하게 대답한 사람 당신이 처음이요. 안되겠소"
"아니 화장실 쓰는 것과 위인지 아래인 지 아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상관 다분히 있죠. 당신같은 사람들을 들여보내면 위치 분간 못하고
아랫 화장실 가서 난리치는 바람에 여성 고객들 화나게 합니다"
"차라리 다른 데로 가라고 하지 이렇게 사람을 놀릴 수 있나요. 존심 상해 가겠쏘."
이집도 안되고 저집도 안되니 딴집으로 가자.
"이제야 정말 봄이 왔죠? 그러면 손님께서 윗 땜네 왔죠? "
"뮛 땜에 안되는 겁니까?"
"바로 아시네요. 여긴 성인이면서 신사와 숙녀 전용입니다. 고딩3같은 데 내년부턴 가능합니다"
"그렇게 어리게 봐주어서 고맙습니다만 전 30대 후반입니다. 운전면허증 여기.."
딴집 신사 숙녀용
"요즘 기술이 좋아서 운전면허쯩 정도야!!!"
"고맙기는 마지만, 도데체 내 어디를 보고 고딩으로 보세요?"
"꼬 뚫고 귀 뚫고 코 뽀쪽하고 등등.."
"나이 어리면 대체 뭐가 문제란 말입니까?"
"들여보내면 노래하고 춤추고 떠들고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도 문제가 됩니까? 교실도 아닌데"
"화장실에서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므로,
미항공우주국 보다 훨씬 집중이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곳이라.. "
시간이 지날 수록 급해만 진다
"어서어서 오시요. 표정을 보니 급한 모양이죠?"
"예. 화장실 쫌 씁시다"
치마와 차렷
"우리 화장실은 긴 치마를 입은 여자나, 차렷자세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사람만 쓸 수 있죠"
"화장실과 차렷자세는 뭔 상관이요?"
"정조준은 차렷자세에서만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하면 차렷자세로 인정 받습니까?"
"무릎 사이가 조금 벌어지는 데 앞으로 연습해서 완벽하게 하시오. 빨리가서 해우(解憂)하시죠?"
"고맙소"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화장실 표지가 ???????????
생물학관 표지판
여자도 차렷(겨드랑이 완전 밀착)
지금 변소 않으면 취조 밟고
에코트리 행사 26사단 야전화장실 용량 남 대소 각3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