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이메일을 쓰기에 편지봉투나 엽서가 좀 낯설어진다.
김환기 화백이 이름 새겨진 엽서로 마음을 담아 안좌초등학교에 보낸 엽서.
"안좌초등학교 여러 선생님들과 사랑하는 학동(學童)들에게
이 우편이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우리 섬에 들어가게 될 때는
연말이거나 1969년 새해 아침이 될 것입니다.
여러 선생님들과 우리 아이들에게 인사드립니다.
고향을 떠나서 살았고 또 외국에 나와 살고 있으나
내 고향 내 모교를 한번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까마득히 40년 전 공부하고 뛰놀던 우리 모교 - 지금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운동장 북쪽 모퉁이에 내가 심었던 소나무는 그대로 서 있을까?
선생님들 얼굴 아니들 얼굴 뵈온 적 없으나 그러나 고향을 생각하고,
모교를 생각할 적마다 그리운 그 얼굴들이 선하게 떠올라요.
여기 미국 아이들 특히 초등학교 애들은 참 복도 많이 탔어요.
점심을 학교에서 주고 책도 주고 뜨끈한 교실에서 훌렁 벗고 공부를 해요.
아~~, 섬의 우리 아이들은 어떠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까?
비록 어려운 속에서라도 천진난만하게 자라고 있을 것을 믿으며
그들에게 행복의 문이 열리도록 마음 속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1970년이나 귀국하게 될 것 같아요.
한국에 나가면 제일 먼저 고향에 가서 여러분들 만나 뵙고 싶어요.
그러면 여러분들 늘 건강하심 바라며 그리운 마음에서 하찮은 인쇄물 보내드립니다.
11월 23일 김환기"
먼 이역에서 그리 넉넉하지 않은 생활을 하였을 것으로 들었는데....
태어나 자라고 배우며 화가의 빛깔을 빚어주었던 곳에 대한 향수
배고픈 삶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눈망울에 행복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
먼 이국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태어난 곳을 향해 앉아서 썼을 엽서다.
1969년이면 우리 안좌초등학교 5학년 때 인데......
이런 엽서를 학교 방송실에서 낭독하여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교실마다 설치된 스피커로라도 들었다면 섬소년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귀한 엽서는 어떤 우체통에 넣어졌을까?
김환기 우체통 / 2010년 5월에 찍은 사진
추상화가 환기 화백의 생가(신안군 안좌면 읍동리) 부근을 지나가면서 만났다
집 담벼락에 붙은 우체통을 아래에서 찍은 것이다
항아리, 매화, 달 등 김환기의 영원한 동무들이 들어있는 우체통
세상에 오직 하나인 우체통이다. mail box only one in the world
김환기의 육체는 갔지만
김환기 생가에 있는 장독대 항아리와 매화, 마을 안산(案山) 위로 뜬 둥근달을 보며
신안군에는 오늘도 어린 김환기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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