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너리(앞나루, 읍동선착장) 가서도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 고향에 갔을 때는 혹시 무엇이 있나 하고 갔는데 본부석과 관람석에 그림이 『미술평론가 꼰랑옹(翁)은 내 그림을 자기(磁器) 같은 살결이라 했고 내 아뜰리에의 학생 윤(尹) 군은 내 선을 도자기의 선이라 했다. ... 사실 나는 단원(檀園)이나 혜원(蕙園)에게서 배운 것이 없다. 조형을, 미를, 민족을 나는 우리 도자기에서 배웠다. 지금도 내 교과서는 바로 우리 도자기일는 지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그리는 그것이 여인이든 산이든 달이든 새든간에 그것들은 모두가 도자기에서 오는 것들이요, 빛깔 또한 그러하다. 저 푸른 그릇을 보라. 저 흰 그릇을 보라. 저 둥근 항아리를 보라. 날씬히 서 있는 저 제기(祭器)의 굽을 보라. 저 술병의 모가지를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