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6일
기다리던 등기가 왔다.
한 권의 시집 '꽃의 술래가 되다'
지하철 역의 안전벽 위에 쓰인 섬지기(http://blog.daum.net/janmoe/86)를 보고 블로그에 올린 후,
지은이 김선진 시인이 우연히 알아보게 되어
영광스럽게도 시인으로부터 詩集 '꽃의 술래가 되다'를 받게 되었다.
책을 펴보니
많은 시들이 실려 있다.
앞 부분에 '씹는다'는 맛있는 낱말이 달리 쓰인 시들이 있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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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안 주
칡뿌리를 씹으면서 질펀한 날 막걸리에 두부김치 죽여준다 그랬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던 때가 있었다 피라미 붙들어 대가리 통째 초장에 처박고
시간을 반죽한다
나무나 풀뿌리는
우리의 적당한 동창회에서 만난 코 찔찔이 춘배 놈
말벗이 되 주었다 부동산 투자에 대박이라니
바삭바삭 구운 노가리
먹을 것이 흔한 지금은 갈기갈기 찢어 먹으면
사람을 씹는다 아구창이 아픈 줄도 모르고
그 지지배 옆에 그 자식
씹는 맛보다 더 한 안주가 있을까
앗 따
속 시원허다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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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 때에는
뿌리며 키우며 돌보면서
논두렁 밭두렁에서 뿌리, 줄기, 잎을 씹으며 놀았는데,
도시에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몰려 일할 때에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네탓 내탓 따지면서
저녁 술 마실 때에도 사람을 씹으면서 분위기를 돋군다
참 재미있게 시를 지으셨다.
열심히 씹으려면 이를 건강하게 지켜야 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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