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 Kim Hwanki

추상화가 김환기가 그리워 하는 곳 11년-1

곰돌이 baby bear 2011. 5. 12. 12:00

연휴를 맞아 고향에 다녀왔다.

올해도 김환기 화백의 생가를 들렸다.

 

작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눈에 뛴다

최근에 설치한 것 같다

 

김환기 예술 ZERO POINT...  

김환기의 발자취가 닿는 곳들이 새겨져 있다

 

여기서 서울까지는 몇km? 여기서 프랑스 파리까지 몇 km일까?

 

 

섬에서 태어난 김환기를 위해 ZERO POINT에 돛단배를 올려놓다 

 

안산에서 내려다 본 생가 ( 가운데 잔디밭 뒤 기와집 ) 

 

그리고 김환기 에세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서 말한 고향 이야기를 되새기며,

   생가 주변을 돌아보며 그의 발자취를 밟아봤다.

 

김환기 에세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처녀출품 - '종달새 노래할 때'

 

명제도 바로 그렇지만 실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여간 달콤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지금도 대단한 낭만주의자이지만 그때는 그만 낭만으로 살았던 때인지라

  <종달새 노래할 때>는 달기만 했던 작품이었다.

 

                                                                                                                                       종달새 노래할 때 @김환기재단

모델없이 제작하였으나 누이동생 사진을 보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작품이었다.

 

구름, 버드나무, 새알들이 보이는 지극히 남방적인 풍토를 느끼게 하는 그림이었다.

나는 남방의 따사로운 섬에서 나고, 섬에서 자랐다.

섬이란 태풍이 오기 전에는 평화롭기만 했다. 사실이다.

그렇지만 특히 종달새 노래하기 시작하는 봄이면 살았나 죽었나 한계를 모를 정도로,

   하여간 무엇인지 모를 것들이 느껴지기만 하던 내 고향이었다.

 

나의 소년 시절의 이러한 것들을 표현해 보려고 내 딴에는 애써 보았던 것이 한 달 만에 <종달새 소래할 때>가 이루어졌다.  

                                                                                                                                                       131~132쪽

 

고향의 봄

 

내 고향은 전남 기좌도(箕佐島). ( 현재 신안군 안좌면 )

고향 우리 집 문간에서 나서면  바다 건너 동쪽으로 목포 유달산이 보인다.

목포항에서 백마력 똑딱선을 타고 호수 같은 바다를 건너서 두시간이면 닿는 곳이다.

.......

.......

 

순하디 순한 마을 안산(案山, 마을 산)에는 아름드리 청송이 숨막히도록 총총히 들어차 있고

   옛날엔 산삼(山蔘)도 났다지만 지금은 더덕이요 복령(茯岺), 가을이면 송이버섯이 무더기로 난다.

낙락장송이 울창하게 들어찬 산을 바라보며, 또 그 산 속에서 자란나에게는 고향 생각이란  곧 안산 생각뿐...

이 봄에도 섬아가씨들은 양지바른 산기슭을 찾아 검밤불이랑 냉이랑 캐겠지...

                                                                                                                                   216~217쪽

김환기 생가에서 본 안산  

 

배 닿는 곳에서 본 안산 

 

안산을 닮은 산(?)                                                                                                                      산월 @김환기재단

 

안산 꼭대기에 핀 산꽃 

 

  바다 위 돛단배(?)                                                                                                                     무제 @김환기재단

통통배 한 척                                                                                                    앞나루 ( 김환기 고향 마을 배가 닿는 곳) 

 

 김환기가 안좌초등학교에 보낸 엽서 1968년

 

엽서 내용

 

안좌국민학교 여러 선생님들과 사랑하는 우리 학동(어린이)들에게 

이 우편이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우리 섬에 들어가게 될 때 연말이거나 1969년 새해 아침이 될 것입니다.

여러 선생님들과 우리 아이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고향을 떠나서 살았고 또 외국에 나와 살고 있으나 내 고향 내 모교를 한번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까마득히 40년 전 공부하고 뛰놀던 우리 모교.

지금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운동장 북쪽 모퉁이에 내가 심었던 소나무는 그대로 서 있을까?

얼마나 컸을까?

선생님들 얼굴 아이들 얼굴 뵈온 적 없으나, 그러나 고향을 생각하고 모교를 생각할 적 마다 그리운 그 얼굴들이 선하게 떠올라요

 

여기 미국아이들 특히 국민학교 아들은 참 복도 많이 타고났어요

점심을 학교에서 주고 책도 주고 뜨끈한 교실에서 훌렁 벗고 공부해요

 

아! 섬의 우리 아이들은 어떠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을까?

비록 어려운 속에서라도 천진난만하게 자라고 있을 것으로 믿으며,  그들에게 행복의 문이 열리도록 마음 속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1970년이나 귀국하게 될 것 같아요.

조국에 나가면 제일 먼저 고향에 가서 여러분들 만나뵙고 싶어요

 

그러면 여러분들 늘 안녕하시기 바라며 그리운 마음에서 하찮은 인쇄물을 보내드립니다

 

                                                                                                      월 23일 김환기 씀(書)

김화기의 초등학교  안좌초등학교 교정

 

화려하지만 천진난만한 목단꽃                                                                                                              안좌초등학교 화단

 

운동장 모퉁이에 소나무

김환기가 심은 소나무는 어느 것일까?

(엽서에서는 운동장 북쪽이라 하였는데 실제로는 동쪽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