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가 김환기를 위한 영원 조형물 2012년-5
올해 고향에 내려와 처음 만나는 탑(?)이다
추상화가 김환기가 태어나 자란 안좌면 읍동리, 안좌초등학교 앞에 서 있다.
신안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본래 이 자리에 시계탑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볼품 없어져 기둥만 남겨놓고 가지들은 뜯어내고
기둥에 우레탄 폼을 발라 만든 설치미술 작품이며,
문화부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이랍니다
강렬한 햇빛 아래 탑을 보니,
기둥 밑둥에 둥그런 항아리들이 혹처럼 달려있고
푸른 바다에 파란 돛을 단 배로 뱃놀이 하는 사람들
바다 위에 산이 있고, 구름이 떠있다.
달빛을 받으며 영원의 새가 우리에게 날아온다.
추상화가 김환기의 에세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7년 판 '그림에 부치는 詩')에서
주옥같은 글들을 모아본다
편편상(片片想)
나는 조형과 미와 민족을 우리 도자기에서 배웠다.
지금도 교과서는 바로 우리 도자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그리는 그것이 여인이든 산이든 달이든 새든간에
그것들은 모두 도자기에서 오는 것들이요, 빛깔 또한 그러하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201쪽
이조 항아리
지평선 위에 항아리가 둥그렇게 앉아 있다.
둥근 하늘과 둥근 항아리와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다.
똑
닭이 알을 낳듯이
사람의 손에서 쏙 빠진 항아리다.
신천지(新天地) 4의 1. 1946.2
뒤에 보이는 산 - 추상화가 김환기가 뛰놀았던 산, 안산
둥근 달과 항아리
항아리만을 그리다가 달로 옮겨진 것은
그 형태가 항아리처럼 둥근 달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고
또한 그 내용이 은은한 것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1963.1 ( 어디서 무엇이 다시 만나랴 242쪽)
가뭄이 워낙 심해 연못 바닥이 말라간다
김환기가 자란 마을에 안산(案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