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話풀이 - 김선진의 시집 '꽃의 술래가 되다'에서
곰돌이 baby bear
2011. 11. 2. 20:08
김선진 시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시집 '꽃의 술래가 되다'의 68쪽을 펴면
한자와 한글이 뒤섞여 눈길을 끄는 시가 있다.
話풀이
가시 돋친 언어가
직선으로 날아간다
花 는 火로 化하여
핸드폰 문자판에
떨어진다
뿔난 언어
투정 난 언어
선로를 이탈한 정류장의 언어는
심장을 찌르는 쇠창살이 된다
花풀이를
火풀이로 한다
---------------------------------
말은 마음을 나누는 도구이다
그래서 '말 안하면 귀신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 마음이 오고 갈 때 정이 붙어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이 있고,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고도 한다.
花가 花로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花를 火로 만들어 뿔 난 말, 투정난 말이 되고
심장을 찌르는 쇠창살이 되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한미 FTA관련 끝장토론이 무산됐지만 TV에서 본 광경은
토론에 관심없고, 누구 할 것 없이 남의 가슴을 찌르는 말들만 쏟아내더라.
차근차근 하나 하나 짚으면서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을 텐데,
조선시대 때 핏대 올리며 싸우는 조정회의를 보는 것 같아 아쉽다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의 고마움을 모르고
말로써 왜 禍풀이를 할까?
話풀이로 해결을 못할 때, 사람들은 상투 휘어잡고 멱살잡고 물꼬싸움
이런 '花풀이'면 '和풀이'가 될 것인데...
어떻게?
말(言)에 정(情)을 쪼끄만 붙여도 되는데
때와 곳, 시공을 넘어서는 소통 3G 폰과 조선시대 여인의 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