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이외수씨, 종이를 아껴쓰세요

곰돌이 baby bear 2010. 11. 17. 22:43

얼마 전 신문에서 이외수씨의 '감성사전'을 추천하는 글을 읽었다.

 

옛날 이외수라는 괴짜 소설가가 있고

춘천 부근에 살면서 세수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왜? 그 지역에 물이 부족하기에(?)

 

작게 만들어진 책이다

글을 읽으며 뜻을 생각하게 한다

짬짬히 읽을 수 있다.

 

'감성시대'는 우리가 삶에서 만난 것들을 발가벗긴 그대로 풀이해 주면서

   삶에 대해 다시 눈을 뜨게 하는 글들 모음이다

그리고 거꾸로 보면서 바닥에 깔린 뜻을 건져 올린다.

 

이 모두 밝은 눈과 따뜻한 가슴을 가졌기에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책에서 몇몇을 가져다 여기에 올린다.

 

허수아비

농업에 이용되었던 인류 최초의 로봇

 

정신병자

제 정신만으로 살아가는 인격자

 

식인종

인구 증가와 식량 증가를 동일시하는 종족

 

기도

신이 매사를 완벽하게 선처해 놓았는데도 이에 불만을 품은 인간들이 처우개선을 구두로 상소하는 행위

 

동문서답

동쪽으로 가면 문래동이냐고 물으니까 서쪽으로 가면 답십리라고 대답하는 식의 문답

 

그림자

언제나 무심지경에 빠져 실체들의 참모습이다

생로병사 生老病死, 희노애락 喜怒哀樂에 걸려들지 않는다

빛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실체를 떠나지 않는다

모든 형태와 동작을 실체가 갖추고 있는 대로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실체가 아무리 높은 신분을 가진 인격체라 하더라도 그림자는 그 계급장까지를 반영해 주지는 않는다

 

일회용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용품이다

자연적인 용품과 인위적인 용품이 있다

탄생도 일회용이고 죽음도 일회용이다

일회용 종이컵도 있고 일회용 라이터도 있다

전자는 자연적인 용품이고 후자는 인위적인 용품이다

그러나 물질이 인간을 우선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인간이 일회용이 되고 만다

 

아파트

인간 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

 

이외수씨 종이를 아껴쓰세요 ^^

책의 쪽마다 좋은 말로 꽉꽉꽉 채우시지?

아마 우리 눈에는 그냥 비워 보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뜻으로 꽉 차있을 거야

 

글쎄 이외수씨의 이름풀이가 맞을까?

문학 에서도 빼어난 사람(?)